전 세계적으로 유기동물 문제는 해마다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반려동물 인구가 증가하면서, 그에 따라 버려지는 동물도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나라별로 이 문제에 대한 대응 방식은 다릅니다. 어떤 나라는 강력한 법과 제도를 통해 유기를 줄이고 있고, 어떤 나라는 아직 뚜렷한 대책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유기동물의 범위, 공존을 위한 대응책, 각국의 보호법 차이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어떤 동물이 유기되는가?
‘유기동물’이라고 하면 대부분 강아지나 고양이만을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그 범위가 더 넓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햄스터, 토끼, 이구아나, 새, 거북이 같은 소동물은 물론, 가축과 야생동물까지 유기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통계청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매년 약 10만 마리 이상의 유기동물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 중 대부분이 강아지(약 75%)와 고양이(약 20%)입니다. 나머지는 새, 파충류, 설치류 등이 포함됩니다.
이러한 유기의 원인은 다양합니다. 예상보다 손이 많이 간다는 이유, 이사, 출산, 경제적 사정, 무책임한 충동 입양, 외모 변화나 건강 문제, 동물에 대한 이해 부족 등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SNS, 온라인 커뮤니티, 중고 거래 앱을 통한 무분별한 분양·판매가 증가하면서, 관리 사각지대에서 쉽게 버려지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일본에서도 유기동물 중 고양이의 비율이 강아지보다 높아지고 있으며, 새끼 고양이의 구조 건수가 많다는 점에서 '계획 없는 번식' 문제도 심각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파충류나 이국적 애완동물(익조틱 펫) 유기가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처음엔 흥미로 입양했지만, 관리나 사육이 힘들어지자 몰래 자연에 방생하는 경우도 많아 생태계 교란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결국, 어떤 동물이 유기되는가 하는 문제는 사회 전반의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 유통 구조, 입양 및 판매 제도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2. 공존을 위한 대응, 각국은 어떻게 다를까?
유기동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 중심의 공존 전략입니다. 단순히 버려진 동물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유기되지 않도록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를 위해 나라별로 다양한 시도와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는 세계 최초로 유기견 제로국을 선언한 국가로 유명합니다. 그들은 공격적인 안락사 정책 대신, 의무 중성화, 등록제, 고액 벌금, 무상 입양 장려, 대규모 공공 보호소 운영 등을 통해 유기를 원천 차단했습니다. 또한 반려동물 세금(반려견세)을 활용해 공공 동물복지에 투자하며, 입양을 장려하고 펫숍 판매를 금지했습니다.
독일 역시 유기동물에 대해 안락사 없이 보호소에서 충분히 보호하며, 입양되지 않을 경우 평생 보호 원칙을 따릅니다. 반려동물은 구입보다는 입양이 일반적이며, 사전에 반려인으로서의 자격 심사와 상담이 필수입니다. 또한 개를 키우기 위해 ‘견주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책임감 있는 양육이 자연스럽게 교육됩니다.
영국은 유기동물 문제에 있어 지자체와 NGO, 경찰의 협업 체계가 발달되어 있습니다. 동물학대나 유기 행위는 경찰 수사 대상이 되며, 소셜미디어 등에서 발생한 ‘버려진 동물’ 이슈에도 즉각 개입합니다. 또한 반려동물 입양 시 반드시 마이크로칩 등록이 요구되며, 이를 위반할 경우 벌금이 부과됩니다.
한국은 최근 몇 년간 유기동물 대응 시스템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동물등록제 의무화, 중성화 수술 확대, 유기동물 공공 입양 캠페인, 보호소 운영 지침 개선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지자체별 예산 편차, 보호소 환경의 열악함, 입양률 저조, 높은 안락사율 등 문제도 많습니다.
3. 유기를 막는 법, 그리고 정책
유기동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과 정책은 예방–처벌–관리의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움직입니다. 국가별로 그 입법 철학과 구체적 대응 방식은 매우 다릅니다.
독일은 유기를 ‘동물 학대’의 일환으로 간주하며, 최대 3년의 징역형 또는 고액 벌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또한 반려동물 판매는 매우 엄격한 브리더 자격을 요구하며, 거리 판매, 온라인 판매가 금지됩니다. 유기 예방을 위한 정보 교육과 공공 캠페인이 상시 운영됩니다.
영국의 동물복지법에서는 유기 행위를 명확히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반려동물을 유기하거나 적절한 보호 없이 방치할 경우 최대 5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또한 모든 반려동물은 생후 8주 이내에 마이크로칩을 삽입해야 하며, 이를 등록하지 않거나 변경 사항을 신고하지 않을 경우 벌금이 부과됩니다.
미국은 주마다 유기 관련 법이 달라 강력한 처벌이 있는 주도 있지만, 일부 주는 여전히 유기에 대한 실질적 제재가 부족합니다. 대신 많은 주에서 보호소에 맡겨진 동물은 일정 기간 후 입양되지 않으면 안락사되는 구조를 따르고 있습니다. 이는 구조보다 ‘처리’ 중심의 대응이라는 한계를 보입니다.
한국은 동물보호법을 통해 유기 시 최대 3백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으며, 반복적으로 유기하거나 학대한 경우 형사 처벌도 가능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실질적인 수사, 입증, 처벌 사례는 드물며, 유기 행위를 목격해도 증거 수집이 어려워 고발이 무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동물등록제를 이행하지 않는 사례가 많아 추적 자체가 어렵습니다.
정책적으로는 입양 시 인센티브 제공, 유기견 보호비 지원, 전국 단위 유기동물 관리 시스템 구축(동물보호관리시스템) 등도 추진 중이지만, 현장 집행력 강화와 사회적 인식 개선이 시급합니다.
유기동물 문제는 단순히 '버리는 사람'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제도, 사회 구조, 문화, 인식의 총체적 문제입니다. 유기를 막기 위해서는 입양자에게 책임을 부여하는 시스템, 불법 판매와 번식을 규제하는 법, 보호소의 질을 높이는 정책, 시민 교육 등이 함께 가야 합니다.
이미 많은 나라들이 유기를 '처리'가 아닌 '예방' 중심으로 접근하고 있으며, 그 결과 실제 유기 수가 줄거나 입양률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제 한국도 유기동물 문제를 생명 존중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할 때입니다. 단순한 구조를 넘어, 진정한 공존을 위한 시스템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