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맞이하는 방법에는 입양과 구매,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둘은 단순한 방법의 차이를 넘어 동물과 인간의 관계, 생명에 대한 태도, 법과 제도의 적용 방식에까지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 글에서는 입양과 구매의 의미, 공존 방식의 차이, 그리고 국가별 법적 기준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입양과 구매의 차이, 어떤 동물이 어디서 올까?
반려동물을 들이는 방식은 크게 입양과 구매로 나뉩니다. 둘 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첫 걸음이지만, 동물이 우리 곁에 오기까지의 과정과 그 배경은 상당히 다릅니다.
입양은 주로 유기동물 보호소, 구조단체, 시청 또는 동물복지 단체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이곳에는 주인을 잃은 동물, 학대받다 구조된 동물, 버려진 새끼들 등 다양한 사연을 가진 동물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중성화 수술, 건강검진, 예방접종 등을 마친 상태로 보호받고 있으며, 일정 심사를 거쳐 새로운 가정으로 입양됩니다. 특히 믹스견, 중대형견, 노령견이 많은 것이 특징입니다.
반면, 구매는 펫숍, 브리더, 온라인 마켓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외모나 품종에 따라 가격이 정해지며, 특정 혈통을 원하거나 새끼 상태에서 키우고 싶어하는 수요에 맞춰 상업적으로 번식된 동물들이 주를 이룹니다. 말티즈, 푸들, 포메라니안, 스코티시폴드 등 인기 품종은 고가에 거래되기도 하며, 일부 명품 브랜드처럼 ‘희귀성’과 ‘순종’에 대한 집착이 작용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 같은 상업 구조에서 번식 공장, 이른 판매, 유전 질병, 감정 없는 거래 등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반려동물을 생명보다는 상품으로 보는 시각이 많아지며, 감당하지 못한 이들이 다시 유기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2. 함께 살아가는 방식의 차이
입양과 구매는 동물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방식에도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입양은 일반적으로 반려동물에 대한 ‘구조와 보호’의 개념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입양인은 동물의 과거를 이해하고, 심리적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 과정에서 공감, 인내, 책임감이 강하게 작용하며, 반려동물은 단순한 애완용이 아니라 진정한 가족이 됩니다.
입양 동물은 훈련이 되어 있지 않거나, 경계심이 많거나,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함께 생활하며 유대감을 형성하는 과정이 더욱 깊고 진정성 있게 만들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구매를 통해 입양된 동물은 일반적으로 생후 2~3개월의 어린 상태로, 입양인에 의해 초기 교육부터 이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훈련이 수월하고, 사람에 대한 경계심도 적은 편입니다. 하지만 반려동물을 ‘귀엽고 예쁜 존재’로만 소비하려는 경향이 강한 경우, 시간이 지나 외형적 매력이 줄거나 예상보다 손이 많이 간다는 이유로 파양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또한 구매는 충동적 소비가 더 쉽게 발생하는 구조입니다. 거리의 펫숍, SNS 광고, 온라인 마켓 등에서 쉽게 접할 수 있고, 카드 결제로 바로 데려올 수 있다는 점은 접근성을 높이지만, 그만큼 ‘생명’이라는 인식이 약화될 수 있습니다.
입양은 보통 절차가 복잡합니다. 서류 심사, 사전 인터뷰, 입양계약서, 입양 후 방문 관리 등 까다로운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반면, 구매는 상대적으로 간단하고 즉시성 높은 방식이기 때문에 바쁜 현대인들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3. 법적 제도와 국가별 기준
입양과 구매는 법적으로도 서로 다른 구조와 규제가 적용됩니다.
한국은 동물보호법을 통해 동물판매업 등록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2024년부터는 생후 2개월 미만 동물의 판매 금지, 판매업소 CCTV 의무 설치, 온라인 판매 규제 등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반면 입양의 경우 지자체나 보호소 중심으로 진행되며, 입양 시 등록제, 중성화 수술, 사후관리가 병행됩니다. 최근에는 입양을 장려하기 위한 캠페인과 인센티브도 확산되고 있지만, 여전히 펫숍 중심의 구조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반려동물 구매에 대해 주별로 다양한 규제가 존재합니다. 일부 주는 펫숍에서의 동물 판매를 전면 금지하고 있으며, 입양기관에서만 동물을 분양할 수 있도록 법제화하고 있습니다. 입양은 비영리단체(NGO, Shelter) 중심으로 운영되며, 입양 시 계약서 작성, 책임서약, 등록제도가 철저하게 시행됩니다. 특히 유기동물 입양 시 세금감면 등의 혜택을 주는 주도 있습니다.
영국은 ‘루시법(Lucy’s Law)’을 통해 상업적 번식업자가 8주 미만의 강아지나 고양이를 제3자를 통해 판매하는 것을 법적으로 금지했습니다. 구매자는 반드시 브리더 또는 구조단체를 통해 직접 입양해야 하며, 판매자 역시 정식 등록과 건강검진 기록을 갖추지 않으면 처벌을 받습니다. 반면 입양기관은 정부 인증을 받아 운영되며, 철저한 동물복지 기준 하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독일은 아예 대부분의 펫숍에서 반려동물 판매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동물을 기르기 위해서는 일정한 환경 기준과 교육 이수 등이 요구되며, 판매 역시 공인된 브리더만이 가능합니다. 구조된 유기동물은 보호소를 통해 입양되며, 입양 전반에 걸쳐 국가가 개입하는 방식으로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아직까지도 펫숍 문화가 활발한 국가 중 하나지만, 동물 판매에 대한 규제 강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인터넷 판매 금지, 야간 판매 제한, 브리더 등록제 등 다양한 제도들이 시행 중입니다. 입양기관의 수가 늘어나면서 구조동물의 입양도 늘어나고 있으며, TNR정책, 중성화 지원, 입양센터 확대 등으로 유기동물 수를 줄이기 위한 국가적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은 선택이 아닌 ‘만남’입니다. 입양과 구매는 모두 반려동물을 맞이하는 방식이지만, 그 책임감과 생명 존중의 깊이는 분명한 차이를 드러냅니다. 단순히 예쁘고 귀여운 외모로만 반려동물을 판단하기보다는, 함께 살아갈 준비가 되어 있는가, 오랜 시간 가족이 될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입양은 구조된 생명을 구하고 또 하나의 가족을 만드는 따뜻한 선택입니다. 구매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생명의 가치까지 함께 바라볼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입양과 구매, 그 어느 쪽이든 생명을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선택이 되어야 하며, 그에 따른 사회적 시스템과 법제도 역시 더욱 정비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