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화,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인간과 동물의 거리는 점점 멀어졌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다시 '공존'이라는 단어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동물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며 함께 살아가기 위한 첫걸음은 어디서부터 시작될 수 있을까요? 동물의 종류, 공존 방식,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법제도를 중심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들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동물은 반려동물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물론 우리가 가장 익숙한 존재는 강아지, 고양이, 햄스터, 토끼 등 반려동물입니다. 이들은 가정 내에서 가족처럼 살아가며 인간과의 깊은 유대관계를 형성합니다. 반려동물은 현대 사회에서 정서적 안정, 외로움 해소, 심리치료 등 다양한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외에도 농장동물, 도시 생태계의 야생동물, 보호종, 해양동물, 곤충까지 인간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존재들입니다.
예를 들어 농장동물(소, 돼지, 닭 등)은 인간의 식생활과 경제에 필수적인 존재입니다. 그러나 사육과 도살 과정에서 동물복지 기준이 미비하면 학대 문제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인간에게도 윤리적·환경적 영향을 끼칩니다.
도시 속 야생동물인 고라니, 너구리, 족제비, 수달 등은 자연 파괴, 교통 발달로 인해 인간의 생활권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충돌 사고, 서식지 침해, 유해동물 오인 등 다양한 갈등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또한 바다거북, 수달, 반달가슴곰, 산양 등은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개체 수가 줄어들면서 보호가 필요한 종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멸종 위기를 넘어서 인간의 생태계와 환경 문제를 보여주는 '지표종'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결국 인간과 공존해야 할 동물의 범위는 매우 넓으며, 그만큼 우리 사회의 인식과 보호 체계도 확대되어야 합니다.
2. 함께 살아가는 방법은 무엇일까?
인간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물리적 공간의 공유뿐 아니라 심리적·문화적 공감과 배려가 필요합니다. 공존이란 단순히 ‘같은 공간에 존재한다’는 뜻이 아니라, 서로의 삶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관계를 의미합니다.
첫째, 도시 설계와 생태환경 개선이 필요합니다.
많은 국가에서는 야생동물과의 충돌을 줄이기 위해 생태통로, 녹지공간, 자연형 하천 복원 등의 방법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고속도로 상부에 생태육교를 설치하거나 도심 내 작은 습지대를 조성해 고라니, 수달 등이 안전하게 이동하고 쉴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둘째, 인간의 활동을 조절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야생동물의 서식지에 무분별하게 접근하거나 쓰레기를 투기하는 행위는 그들의 삶을 위협합니다. 야생동물 보호구역에서 사람의 출입 제한, 취사 금지, 야간 조명 제한 등은 동물의 생체 리듬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공존의 방법입니다.
셋째, 반려동물에 대한 책임감 있는 태도도 공존의 출발점입니다.
단순히 '소유'하는 개념이 아니라, 한 생명으로 받아들이고 유기 방지, 중성화 수술, 정기 건강검진, 사회화 교육 등을 실천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인간사회 안에서 반려동물과 조화로운 관계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넷째, 사회 전반의 인식 개선이 중요합니다.
학교 교육, 지역 커뮤니티, 공공 캠페인 등을 통해 동물의 감정과 권리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인간 중심의 이기적 시각에서 벗어나는 인식 전환이 필요합니다.
3. 법이 만드는 공존의 최소한의 약속
진정한 공존을 위해서는 단지 도덕이나 선의에만 기대서는 안 됩니다. 법적 제도와 국가의 역할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합니다.
한국의 동물보호법은 반려동물 중심으로 제정되어 왔지만, 최근에는 야생동물과 농장동물에 대한 조항도 조금씩 확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동물 학대 시 형사 처벌, 반려동물 등록제, 유기 시 과태료 부과, 맹견 사육 규제 등이 시행되고 있으며, 생태계 보호구역 지정 및 야생동물 구조센터 확대 등도 함께 추진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은 각 회원국이 준수해야 할 동물복지 기준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며, 모든 척추동물은 고통을 느끼는 존재로 보고 법적 보호 대상에 포함시킵니다. 농장동물 사육 방식, 동물 운송 시간, 도살 기준, 실험 제한 등 모든 과정에 세부 규정이 존재합니다.
독일은 헌법에 동물 보호를 명시했으며, 동물의 권리를 침해할 경우 강력한 처벌이 따릅니다. 실험동물 사용을 줄이기 위한 투자와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영국은 ‘동물복지법’과 함께 펫숍 판매 제한, 브리더 등록제, CCTV 설치 의무화 등을 통해 동물의 권리를 보호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법은 공존의 '최소한의 약속'이며, 이를 지키는 것이야말로 문명사회의 기본 의무라 할 수 있습니다.
동물과 인간의 공존은 거창한 환경운동이나 캠페인에서만 시작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일상에서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작은 행동, 유기동물을 입양하는 선택, 공원에서 개의 배설물을 치우는 행동도 바로 공존의 실천입니다.
더 나아가 사회 전체가 동물을 생명으로 인정하고, 법과 제도로 이를 뒷받침해야 진정한 공존이 가능합니다. 인간만의 편의와 이익이 아닌, 모든 생명이 함께 살아가는 지구를 위한 첫걸음, 지금 우리에게 그 책임이 주어졌습니다.